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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책 서평 우선,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아버지가 된 사람들과 언젠가 아버지가 될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 나아가서는 주변 남성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의학을 공부하다 보면 대개 65세 이상을 elderly, 즉 노인으로 정의한다. 물론 기타 다른 건강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가이드라인 상으로 고령 환자에 해당이 되면 우선 치료나 향후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똑같이 무릎에 관절염이 심하게 있어도 58세 남자 환자와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86세 여자 환자의 치료는 당연히 다르다. 58세 남자 환자라면 TKR(슬관절 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심장 문제 때문에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86세 여자 환자는 출혈 위험성과 나이 때문에 수술보다는 가.. 2020. 1. 3.
저는 이제 책을 읽겠습니다. 떡을 썰어 주세요. 저는 이제 지쳤습니다. 정말로요. 뭐 대단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긴 수업이 끝나거나 시험이 끝날 때마다 PC방으로 달려가서 몇 시간이고 졸려서 쓰러질 때까지 게임을 하던 제 생활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건가 하고 회의감이 들기도 했고요. 게임이 얼마나 재밌고 잘하든, 누구와 하든 제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제 책을 읽겠습니다. 사실 평소에 책을 적게 읽는 편은 아닙니다. 나름 관심이 있어서 방학 때마다 두세 권씩은 읽었죠. 지난 겨울에는 뉴질랜드 여행을 갔습니다. 뉴질랜드는 와이파이 인심이 박한 나머지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멀리까지 가서 늦저녁 나무 아래에 캠핑카를 세워놓고 , , 를 읽었습니다. 백.. 2020. 1. 3.
영원한 반쪽을 찾아서 뮤지컬 '헤드윅' 리뷰 사람들은 무엇이든 편을 가르고 제멋대로 분류하기를 좋아한다. 못마땅해도 어쩔 수 없다. 당장 나도 눈 앞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인 옷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 속이 편안하니까. 그런데 가만 보면 세상에 있는 수많은 분류 체계는 인간들이 모두 자의적으로 정하고 틀에 끼워 넣은 것들이다. 혹시 만약 먼 미래의 지구인이 역사 공부를 하다 옛날 사람들이 해놓은 분류체계를 마주하거나, 아니면 저 멀리 외계인이 어쩌다 보게 된다면 고개를 갸웃하지는 않을까? 조금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우리는 남과 여를 너무나도 당연한 성별의 한 속성으로 보고 나누지만 초등학교 시간에 배우는 지렁이나 대부분의 식물들은 암수한몸이다. (신기하게도 지렁이는 분명 암수한몸이지만 혼자서는 절대 번식활동을.. 2020. 1. 3.
그래, 한국영화는 이거지 영화 '엑시트' 리뷰 리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고민했지만 정말 잘 봤다! 본가에서 내 방은 현관문 바로 앞이다. 방학 때만 와서 자긴 하지만 밤에 잠자기가 어렵다. 대한민국 대학생답게 방학 중 내 수면 사이클은 새벽 2~3시에서 아침 10시쯔음에 맞춰져 있는데,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출근하는 시각은 내 기준에서 한밤중이다. 눈을 감고 누워서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출근 전에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바쁜지 알 수 있다. (일찍 자면 되지 않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아직은.) 영화 '엑시트'의 첫인상은 아주 좋지 않았다. 대체 왜 그리고 언제 광고 수신에 동의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아마 이모티콘의 노예가 되었던 것 같다. 카카오 이모티콘은 버틸 수가 없다.) 아침 8시가 얼마.. 2020. 1. 3.
B급으로 시작해 A급으로 마무리한,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리뷰 # 2019년 7월 16일자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우여곡절 끝에 마블 시리즈에 합류하게 된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예전 마블이 재정난에 빠져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았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판권을 최근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엄청난 흥행으로 일부분이나마 찾아올 수 있게 되어 볼 수 있게 된 영화다. 그래서 시리즈의 첫 영화 제목이 마블에 돌아옴을 환영하는 중의적 의미로 스파이더맨 '홈커밍'인 거고. 물론 아직은 제작만 마블이 하고 배급과 그에 따른 수익은 소니[컬럼비아 픽처스]가 가져간다. 먼 훗날 마블 영화들이 인기가 떨어지게 되는 날이 오면 스파이더맨은 MCU에서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안된다ㅠㅠ) 2.. 2020. 1. 3.
불량품들의 잔혹동화 영화 '기생충' 리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소름이 돋았다 불이 켜지자마자 자리를 서둘러 뜨는 사람들이 야속할 정도로 그대로 눌러앉고 싶었다. 완벽하다. 가히 환상적일 정도로. 리뷰는 원래 쓰려는 계획도, 쓴 적도 없었지만 참을 수가 없어 일단 휘갈겨 놓는다. 봉준호 감독의 익숙한 포맷 중 하나인 가족 희비극이다. 3대에 걸친 대가족이 등장하는 괴물, 비틀린 모성애를 그린 마더나 부성애가 주요 코드로 작용하는 설국열차와 비슷하면서도 궤를 달리 한다. 영화는 분명히 지독한 이야기지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일부러 예고편도 보지 않았고, 인터뷰도 찾아보지 않았다.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날 것 그대로 느껴보고 싶었고, 나중에 얼마나 영화를 잘 이해했는지.. 2020. 1. 3.